브랜드엔 ‘찬바람’, 플랫폼엔 ‘훈풍’…패션업계 1분기 '희비'

경제·산업 입력 2025-05-31 08:00:04 수정 2025-05-31 08:00:04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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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경기 침체 여파로 내수 소비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 1분기 패션업계는 극명한 실적 차이를 드러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오히려 실적 호조를 보이며 상승세를 탔지만, 전통적인 브랜드 중심의 패션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공개된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가성비’ 중심 소비 패턴이 패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한동안 브랜드가 주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나 ‘가치 소비’, ‘플렉스(Flex)’ 트렌드가 유행했지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실용적인 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올해 1분기 매출 2929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4%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157억원으로 1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의류뿐 아니라 뷰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패션 중심의 플랫폼 에이블리도 1분기 거래액과 매출이 각각 20%씩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에이블리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쇼핑 앱 ‘아무드’가 선전하며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해외 플랫폼의 약진도 눈에 띈다. 중국발 패션 플랫폼 쉬인은 지난 4월 한국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2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렌디하면서 저렴한 가격’이라는 쉬인의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통했다는 평가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반면, 전통 패션 브랜드 기업들은 줄줄이 실적 악화를 겪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분기 매출 5044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 36.8% 줄어든 수치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32.9%, 58.3% 급감했다. 특히 코오롱FnC는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패션업계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 탓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멤버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의류 구매 시 고려하는 요인 가운데 ‘브랜드’와 ‘소재’의 중요도는 감소한 반면, ‘가격’을 최우선으로 꼽은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근본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쇼핑 경로와 구매 기준이 달라졌고,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가격, 실용성, 그리고 ‘개인 취향’이 중심이 되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향후 패션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외에도 고객 경험, 차별화된 콘텐츠,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이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전통 브랜드들도 플랫폼화된 소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사몰 강화, 협업 상품 확대 등 보다 유연한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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