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 홈플러스 수사에 뒤숭숭한 MBK…대표급 인력마저 결별한 듯
금융·증권
입력 2025-05-31 08:59:57
수정 2025-05-31 08:59:57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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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는 것에 반대한 이후 갈등을 빚다 안식년 형태로 일선에서 물러난 한 최고위층 임원이 최근 한 로펌에 이름을 올리면서 MBK와는 아예 결별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MBK파트너스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홈플러스의 채권 사기 발행 의혹에 대해 경영진 중 몇 명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까지 예견되면서 2005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MBK 최고위층 인사가 일선 업무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표는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안식년 형태로 쉬고 있고, 여전히 MBK파트너스 홈페이지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있지만, 시장에선 그가사실상 회사를 떠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다른 로펌의 고문으로 이름이 올라있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MBK와는 완전히 결별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 업계에선 해당 대표를MBK 내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평가해 왔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씨앤엠(현 딜라이브) 인수를 자문한 걸 계기로 2011년 MBK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오영 등 주요 투자 건에 참여하며 MBK가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인물이 돌연 MBK와 결별했다는 얘기에 시장은 몹시 놀라는 분위기다.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창업세대의 뒤를 이을 것으로기대를 모은 해당 인사가 MBK를 떠난 이유로 업계에선 고려아연 적대적M&A 반대가 주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A 대표는 MBK가 영풍과 손잡고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려는 결정에 사실상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이로 인해 김병주회장 눈 밖에 났다는 것이 기사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당 인사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반대한 이유와 결별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려아연에 이어 홈플러스 사태로 이어지는 연이은 패착 분위기와 MBK 내 거버넌스 문제점을 해당 인사가 일찌감치 감지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MBK는 차입금을기반으로 1조원이 훌쩍 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적대적M&A를 감행했지만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 침탈과 중국 자본 연루설 등에 휩싸이며, 국내 연기금들의 출자사업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또한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은 아예 적대적M&A에 출자금을 쓰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급 인물의 이탈 외에 MBK 내부가 뒤숭숭한 또 다른 이유는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론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와 MBK는 홈플러스의 사기 채권 발행 의혹으로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채무 상환을 유예할 수 있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려는 계획을 세우고도 단기채권을 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검찰 수사에 앞서 조사를 벌인 금융당국은 사기 혐의와 관련해 관련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MBK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은 사기 수사 과정에서 각각 출국 정지와 출국 금지를 당한 상태다. 특히 해외에 체류하던 김병주 회장은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에 있는 MBK 한국사무소도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의 수사 결과와 기소 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검찰이 관련 혐의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김병주 회장으로볼지 아니면 홈플러스 대표인 김광일 부회장으로 특정할 지 여부도 관심 사안이다.
흠플러스 사태뿐 아니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논란도 MBK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MBK 최고경영진 사이에 불협화음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MBK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 등을 제치고 일본 공작기계 제조사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마키노밀링머신)'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장 관계자는 "평판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국내에서 당장 투자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 등 해외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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