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임시주총 열리나
신동국 회장·모녀 측 “이사 정원 확대·전문경영인 체제 필요”
캐스팅보트 쥔 소액주주와 면담 릴레이…“표심 잡아라”
기업 소유와 경영 ‘분리’ VS ‘공존’…엇갈린 경영 유지 체제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한미그룹에 또다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모양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이뤄진 대주주 연합이 경영권 탈환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경영 안정화를 내세우며 이사회 인원을 기존 9명(형제 측 5명, 모녀 측 4명 구성)에서 12명으로 확장하고, 신규 이사 3인을 추가 선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임시주총으로 대주주 연합은 지난 3월 경영권을 확보한 두 형제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지배력을 약화려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 모녀 측 “이사회 정원 확대” VS 형제 측 “합의 없는 일방적 주총 소집”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대해 두 형제는 합의되지 않은 안건으로, 이사회 확대가 필요한 이유와 신규로 선임하려는 이사가 누구인지 명확치 않은 상태서 주총을 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하기 위해선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데, 6.04% 지분의 국민연금과 10% 안팎 지분인 소액주주가 어느 편에 서는 가가 관건인 만큼, 주총 개최 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대주주 3자 연합 우호 지분이 48.19%, 형제 측 우호 지분이 32.13%로 표심을 확보하는 쪽이 승기를 쥐게 되기 때문이다.

[사진=서울경제TV DB]
◆ 캐스팅보트 쥔 소액주주와 면담 릴레이…”표심 잡아라”
이를 의식한 듯 양측은 소액주주들과 면담 릴레이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달 26일, 임주현 부회장을 시작으로, 13일 임종훈 사내이사는 간담회를 통해 소액주주들을 만나 오너 일가의 상속세 처리 상황, 주가부양책 등을 논의했다. 소액주주들 역시 양측의 입장을 전해 듣고,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는 쪽의 손을 들 것이라고 예고하는 상황이다.
◆ 본업은 순항 중인데…계속되는 주가 하락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월 28일 주총에서 임 형제가 경영권을 잡은 후 4만4,350원에서 이날(14일) 기준 3만1,650원으로 30%에 가량 하락했다. 본업은 좋은 실적을 거두며 순항하는 데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거버넌스 이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속세 문제나 투자 유치 등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소액주주들은 캐스팅보터가 돼 형제의 편에 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모녀 측이 내세우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기업 소유와 경영 ‘분리’ VS ‘공존’
임주현 부회장은 앞서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 제약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부친의 말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R&D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임시주총에서 대주주 3인 연합 측이 승기를 쥐게 될 경우 한미약품은 기업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도록 체계를 갖추고, R&D 강화 기조를 보다 굳건히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1조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져 왔다. 이번 분쟁으로 투자 유치 무산 가능성도 생기게 됐다. 형제 측은 “전문 경영인 체제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며 대주주 연합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그간 한미약품이 운영돼 온 방식인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함께 공존해 가는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장기화된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한미사이언스. 봉합된 줄 알았던 분쟁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면서 차후 행보에 업계와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혜란 기자/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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