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人4色 | 한윤정] 모두를 위한 무장애 관광

최근 인구 고령화가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2%인 993만8천 명이며, 2025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2025년 현재,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관광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관광 수요의 중심이 점차 고령층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령층의 관광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고령층을 포함한 관광 약자를 포괄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무장애 관광은 흔히 장애인을 위한 관광으로 오해되기 쉽다. 그러나 무장애 관광의 대상은 장애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장벽(barrier)으로 바라볼 때 신체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누구나 일시적인 장애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무장애 관광은 관광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줄여, 관광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불편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관광 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일시적 이동 약자 등 이동이나 시설 이용, 정보 접근에 제약이 있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앞으로 고령 인구의 비중이 더욱 증가함에 따라 관광 약자의 비율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이 있다. 열린관광지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장애물 없는(Barrier-free)’ 관광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부터 지역별로 열린관광지를 선정해 접근성 개선과 편의시설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는 남원 광한루원, 전주동물원, 덕진공원, 부안 변산해수욕장, 마이산도립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문화관광축제에서도 무장애 관광 실현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축제 참가를 방해하는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경사로 및 주차장 점검, 관광 약자 전용 셔틀버스 운영, 무대 객석과 피크닉존 내 배리어프리존(Barrier-free zone) 설치 등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는 무장애 관광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무장애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관광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무장애 관광은 관광 약자를 위한 정책인 동시에,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관광 환경 정비의 일환이다. 관광 약자가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은 결국 모두에게 편안한 관광 환경이기도 하다. 따라서 무장애 관광은 특정 계층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보편적인 관광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누구나 관광 약자가 될 수 있다.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이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 한윤정 관광학 박사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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