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로 세입자 구한 가양 일대 가보니…"전세난 현실"

[서울경제TV=지혜진기자] “전세물건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저렴한 물건인 데다 집을 보여주기 힘든 현 세입자의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빚어진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셋집을 보기 위해 아파트 복도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전세난이 심화해 전셋집 한 곳을 보는데 9팀이 몰린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집을 보고 마음에 든 5팀 중에서 계약할 사람을 뽑기 위해 제비뽑기를 했고, 당첨된 사람이
그 자리에서 즉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더욱 관심을 끌었다.

가양동의 한 단지에서 전셋집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전세물건을 중개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 A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해보니 이 같은 진풍경은
복합적인 조건이 합쳐지면서 발생한 것이었다. 우선 해당 매물은 전용
34~39㎡가 주를 이루는 단지 중에서 비교적 면적이 크고 희귀한 전용 49㎡ 매물이다.
집주인은 임대사업자로 기존 전세금에서 5% 이상 올릴 수 없어 호가보다
저렴하게 물건이 나왔다. 상황이 비슷한 인근 단지 전용 49㎡
전세 호가가 3억5,000만원까지 나온 데 반해 이번 매물은 2억원 중반대에 계약이 체결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단지에서 지난 10일 체결된 전세 물건은 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여기에 현재 그 집에 사는 세입자의 상황도 특수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만 보여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매물이 나온 지는 약 2주 정도 됐다. 2주 동안 문의한
사람 중 13일 오전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복도에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생긴 것이다.
여러 조건이 겹쳐지며 발생한 촌극이긴 하지만, 가양동 일대에 전세난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A 공인중개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해당단지의 전세물건은 전용 49㎡ 2억5,720만원, 전용 34㎡ 2억원 단 두 개다. 전체
1,005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전세난은 현실인 셈이다. 인근 다른 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현재 가지고 있는 전세물건이 하나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전체
1,500세대가 넘는다.
이에 반해 “세를 안은 매매 물건은 쌓이는 상태”라고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세 낀 집은 한때
갭투자로 인기를 끌었지만, 대출 규제 및 실거주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 있는 가양성지2단지 매매 물건은 38건, 강변3단지 53건, 가양6단지 26건, 가양9단지 29건 등이다. 같은 단지 전세 물건은 현재 각각 8건, 8건, 3건, 6건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집을 정리하고 싶은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들이 집을 내놨지만,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등의 변수가 있어서 집을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ey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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