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기자의 heavy?heavy!] 수요자 우위에 재등장 ‘후판 가격 분기별 협상’

경제·산업 입력 2025-05-11 08:00:07 수정 2025-05-11 08:00:07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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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판 반기별 협상 재도입…생산성 향상 전망
작년 하반기 협상 장기화…7개월간 협상 '소모적'
시세, 협상에 바로 반영…하락세는 조선업계 유리

[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중화학산업'. 중화학 분야 취재 3년차에 접어들며 비로소 '산업의 근간'인 중후장대 산업의 소중함과 매력을 확인했습니다. "휘발유부터 칫솔까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화학의 핫한 뉴스를 [김효진 기자의 heavy? heavy!] 에서 만나보세요. '무거운 산업'의 이야기를 문과 출신 기자가 '가볍고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이 올해부터 분기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 업계는 최근 2분기 후판 가격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는데요. 2년 넘게 반기별로 진행되던 후판 가격 협상이 분기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협상 간격이 짧아진 이유와 양 산업에 미치는 영향, 후판 가격을 뒤흔드는 중국산 후판의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22년 건조한 LPG운반선. [사진=HD현대중공업]


◇'반기별 협상 재도입' 소모적 측면 개선해 생산성 높인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협상은 본래 협상 상황에 따라 반기·분기별로 진행됐는데, 최근 2년 이상 반기별로 진행됐습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2번 협상을 진행했는데요. 올해부터는 분기별 협상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로 4월 초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올해 협상은 1분기, 2분기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협상 간격이 짧아진 이유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반기별로 진행되던 후판 가격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은 총 7개월이 걸렸습니다. 반기별 협상이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죠. 협상 장기화는 공급, 납품 일정에 차질을 빚고, 양 업계 모두 생산성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협상 간격 단축은 기존 반기별 협상의 소모적인 측면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 상황에 따라 반기·분기별 협상을 유동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반기별 협상, 철강 가격 내리면 조선업계 유리”

그렇다면 분기별 협상에 유리한 측은 누구일까요? 철강 가격이 오름세일 때는 철강업계가, 철강 가격이 내림세일 때는 조선업계가 유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협상 간격이 짧아지면서 시세를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섭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는 후판 가격이 낮게 형성돼 분기별 협상이 조선업계에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선·철강업계의 후판 공급가는 하락세를 걷고 있는데요. 2023년 상반기 톤당 100만원 선에서 2024년 하반기 70만원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70만원 중후반은 원가 이하 가격에 해당합니다. 2025년 1, 2분기는 작년 하반기보다는 오른 80만원을 조금 넘었습니다. 이런 추세를 종합하면 철강업계 큰손이자 수요자인 조선업계가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분기별 협상이 재도입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산 후판에 고율 덤핑 관세 부과…가격 정상화 효과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던 후판 가격이 올해 들어 소폭 오른 것은 지난 달 24일부터 중국산 후판에 적용되고 있는 고율 관세의 영향입니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2월 중국산 후판에 27.91~38.02%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 부과 이후 중국산 후판 수입이 줄어들고 있고, 이 영향으로 국내 후판 가격도 소폭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후판 가격 협상이 장기화는 국내로 밀려들어오는 값싼 중국산 후판의 영향이 컸습니다. 중국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중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중국산 후판들이 우리나라로 흘러들어 시장 가격을 떨어뜨린 건데요. 그 양이 너무 많아 국내 철강 산업을 위협한 것입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37만9000톤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했습니다.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 선박을 만드는 조선업체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지만, 조선사향 후판 매출 비중이 높은 철강업체들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후판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비싸면 한쪽 산업이 휘청이게 됩니다. 조선업과 철강업은 모두 국가 경제의 기초가 되는 기간산업입니다. 후판 공급가격이 적절해야 양 산업을 지킬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후판 가격 협상에 영향을 주는 중국산 후판의 수입량은 중요합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 4개월간 중국산 후판에 부과되는 고율의 덤핑 관세는 국내 후판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의 조선소는 보세구역이라 덤핑 관세가 적용되지 않으나 덤핑 관세 부과는 전반적인 후판 유통가격을 올리고, 이는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을 올리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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