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 없으면 손해?”…브랜드 덕질하는 ‘PLCC의 시대’

금융·증권 입력 2025-04-15 10:23:59 수정 2025-04-15 10:23:59 김수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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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C, 카드사-브랜드 제휴 맺어 혜택 제공
충성 고객 및 고객 데이터 확보 장점 있어
현대카드, PLCC 사업 드라이브 건다
다수 카드사, 기업 연계해 PLCC 출시 이어져

현대카드의 PLCC 카드들. 왼쪽부터 스타벅스, 무신사, 배달의민족, 올리브영 PLCC.[사진=현대카드]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요즘 무현카(무신사 현대카드) 없으면 옷 못사요. 배민에서 배달시켜 먹을 때나 올리브영에서 화장품 살 때도 할인되는 카드는 꼭 챙겨서 결제하는 편입니다.”

평소 쇼핑을 즐겨하고 배달음식을 자주 이용하는 사회초년생 A씨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사용처에서 제휴·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를 꼭 챙겨보고 이용한다. 그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쓸 땐 쓰더라도 최대한 아끼고 현명하게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A씨 같은 ‘짠테크(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여 재물을 모으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수요자가 늘면서 카드사와 유통·플랫폼 기업이 함께 발급하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발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 “카드에 특정 브랜드가?”…PLCC가 뭐길래

PLCC는 Private Label Credit Card의 줄임말로, 전용 상업자 신용카드 또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라고 부른다. PLCC는 카드사와 특정 브랜드가 제휴해 발급하는 신용카드다. 따라서 카드 플레이트에 특정 브랜드의 로고가 표시돼있거나 컨셉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된다.

일반 제휴카드와 달리 브랜드가 혜택 설계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해당 브랜드 이용 시에만 받을 수 있는 맞춤형 혜택이 특징이다. 

각 기업 홈페이지 및 어플에 게재된 PLCC 카드 혜택. 왼쪽부터 '무신사 현대카드', '배민 현대카드', 'KB국민 쿠팡와우카드'.[그래픽=김수윤 인턴기자]

국내에서는 스타벅스-현대카드, 무신사-현대카드, 쿠팡-국민카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스타벅스 음료 구매 시 별(리워드) 자동 적립, 무료 음료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KB국민 쿠팡와우카드‘는 쿠팡(이츠·플레이) 이용 시 2%의 쿠팡캐시를 적립한다.

브랜드는 단골고객을 락인(Lock-in)하고, 카드사는 고정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 상호 ‘윈윈’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에서 높은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용성이 크다.

▲ 카드사·브랜드 ‘윈윈’…충성 고객 확보도 장점

PLCC는 기존 포인트 적립 위주의 카드와 달리,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일반 카드가 다수 브랜드에 골고루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PLCC는 특정 브랜드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해 고객의 ‘재구매’를 촉진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정적인 브랜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이 된다. 또 가맹점 수수료 외에도 제휴 브랜드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브랜드는 카드 혜택을 통해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소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양측은 고객 데이터도 공동으로 활용한다. PLCC 결제를 통해 소비자의 실제 구매 이력, 결제 장소, 주기 등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상품 기획과 광고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PLCC 시장의 확대는 금융권과 비금융권의 경계를 허물며, 데이터 중심의 협력 모델이 주류가 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브랜드와 카드사가 공동으로 데이터와 마케팅을 설계하는 만큼 고객 접점의 질이 다르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충성 고객 확보와 수수료 수익 외에도 데이터 기반 부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시장 점유율 78%"…PLCC에 사활 건 현대카드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PLCC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협업해 국내 첫 PLCC를 선보였다. 2025년 4월 기준 현대카드가 운영하고 있는 PLCC 상품 수는 40종이며, 협업 브랜드는 19개사다. 네이버·대한항공·코스트코·무신사·현대자동차·올리브영·배달의민족·기아·이마트·제네시스·GS칼텍스·넥슨·지마켓(스마일카드)·스타벅스·SSG.COM·쏘카 등 국내외 대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년동안 신규 출시한 PLCC 상품 수만 14개에 달한다. 

2023년 9월 기준 현대카드의 PLCC 시장 점유율은 전체 발급수 중 78.41% 수준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국내 PLCC 발급 매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2025년 4월)도 78%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9월 4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현대카드]

작년 9월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신동훈 현대카드 AI사업2본부장은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더욱 공격적이고 전방위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행사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 박준모 무신사 대표 등 19개 파트너사들의 대표급 CEO들이 참석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참석해 “와주신 19개 파트너사들은 저희에게 파트너이자 스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작년 5월 기자 간담회를 통해 “현대카드는 PLCC와 GPCC(범용 신용카드)를 모두 성공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라며 “그동안 PLCC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PLCC, 새로운 성장 동력“…다수 카드사에서 출시 이어져

현대카드를 비롯한 주요 카드사들은 PLCC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23년 10월 쿠팡과 협업한 PLCC '쿠팡 와우 카드'를 출시했고, 작년 10월 1년 만에 발급 100만장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요기요·이마트·갤러리아·제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PLCC를 출시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1일 롯데그룹 계열사 통합 혜택을 제공하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 ‘롯데멤버스 카드’ 2종을 출시했다. 

지난 1일 롯데카드에서 출시한 롯데그룹 계열사 통합 PLCC 상품 ‘롯데멤버스 카드’ 2종.[사진=롯데카드]

이외에도 △신한카드(아시아나·이케아 등) △삼성카드(다이소·롯데월드·에버랜드·트레이더스 등) △하나카드(대한항공·이디야·랭킹닷컴 등) 등 다수의 카드사에서 PLCC를 발급하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이다.

업계에선 최근 신용카드 발급 수 자체가 증가함에 따라, PLCC카드 이용 고객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거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국내 전체 PLCC 발급량은 733만8677장으로 2022년보다 112만7855장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4년 말 전체 신용카드 발급 수는 13만3413장으로 2022년(12만4172장)보다 약 7.44%(9241장)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카드보다 고객 락인 효과가 훨씬 강한 구조인 만큼, 금융권 전체가 PLCC 중심의 상품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커머스, 패션, 헬스케어 등 다양한 업종에서 새로운 PLCC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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