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 케이크 어이 없었죠"…사모펀드가 키운 투썸, 성장세에 가려진 '민낯'
경제·산업
입력 2025-06-06 08:00:08
수정 2025-06-06 08:00:08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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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 화이트 플라워 케이크 기본적 아이싱 처리도 없어
밸런타인데이 때도 케이크 논란…광고법 위반 의혹도
투썸 지난해 매출액 5000억원 경신…사상 최대 실적 기록
전문가 “엑시트 시점 맞춰 기업 가치 극대화 위한 무리수”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어버이날 때 부모님께 드리려고 (화이트 플라워 케이크를) 구매했는데 띠지를 벗기니까 기본적인 아이싱 처리도 안돼 있어서 당황했죠”
박연수(27세·여)씨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투썸 플레이스가 가정의 달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플라워 케이크’를 구매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띠지를 벗기니 아이싱 처리가 되지 않은 케이크의 단면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디저트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투썸플레이스가 최근 소비자 기만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에 이어 가정의 달 신제품까지 연이은 부실 논란에 휘말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투썸이 외형 성장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제품 품질과 고객 만족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 실속 없는 고가 케이크에 소비자들 실망 쏟아져
먼저 투썸플레이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시즌 한정 플라워 케이크 △플라워 복숭아 생크림 케이크 △화이트 플라워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 중 2단 꽃 장식이 올라간 ‘화이트 플라워 케이크’의 겉면이 기본적인 아이싱(생크림) 처리 없이 띠지로 감싸져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케이크 내부에는 생과일이 아닌 딸기 생크림만 들어있었다. 해당 케이크는 4만7000 원으로 투썸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고가 제품이다.
이에 투썸 관계자는 “‘화이트 플라워 케이크’의 경우 버터크림이라, 무너짐 방지를 위해 아이싱을 생략했다”며,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매장에서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투썸 매장에 방문해본 결과, 별도로 안내된 입장문이나 안내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 인수 후 매출은 ‘경신’, 서비스는 ‘역주행’
일각에서는 투썸의 제품 품질 저하 논란의 배경이 사모펀드 중심의 경영전략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CJ그룹이 론칭했으나 당시 적자 상태였던 CJ푸드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고, 2021년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재 매각됐다.

투썸 가맹점에서 약 2년간 근무했던 이모씨는 “예전에는 고객응대와 퀄리티 개선에 신경을 썼다면 어느 순간부터 서비스보다 수익 중심 운영으로 전환됐다”며 “교육을 받을 때도 기프티콘 구매 시 잔돈 미지급을 당연시 여겼고, 광고 모델도 계속 바뀌면서 상품에 신경을 쓰기보다 영업성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 투썸플레이스는 작년 한해 동안에만 남주혁, 비비, 고민시 등 총 4명의 광고모델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모펀드의 엑시트 시점이 다가올수록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에 매몰되는 형태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시트란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이나 자산을 팔아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한 자산을 매각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를 말한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정해진 건 아니지만 사모펀드들은 5-7년 정도가 되면 통상 엑시트 시점이 다가온다고 말하는데 그런 점에서 투썸의 최근 행보는 상품의 퀄리티 개선이나 소비자의 의견 반영보다는 과도한 이익 추구에 나서고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학계 역시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이익보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투썸이 영업이익이나 매출액 등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로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으로 높이는 형태를 보이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행태가 기업 운영 측면에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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