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잘 팔려도 맥 못 추는 디지털보험사…한화손보, 캐롯 품나
금융·증권
입력 2025-04-09 19:02:16
수정 2025-04-09 19:02:16
김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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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대주주인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 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캐롯손보 외에도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는 보험사들은 모두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디지털 보험사들 상황과 경영환경에 대해 금융증권부 김도하 기자와 디지털 보험사들 상황 짚어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을 흡수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주주인 한화손보가 캐롯손보의 흡수 합병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가 지난달 말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화손보와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겁니다.
한화손보는 실제로 캐롯손보와 합병 준비를 위한 협의체(TF)를 구성해 유상증자와 투자, 합병 등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캐롯손보 지분 59.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한화손보가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한 후 흡수 합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캐롯손보는 매각설에 이어 이번엔 인수합병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캐롯의 경영악화가 얼마나 심각한건가요?
[기자]
캐롯손보는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지난 2019년 출범했는데요.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캐롯손보는 모바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고, 주행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해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하지만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은 탓에, 또 여행자보험 같은 미니보험은 저렴한 보험료와 1년 미만이라는 단기보험 특성상 고객이 늘더라도 수익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캐롯손보는 출범 첫 해인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6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에는 한화손보가 캐롯손보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기도 했는데요. 문 대표는 최근 한화손보로의 흡수합병을 언급하며 매각설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캐롯손보 외에도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는 보험사들은 모두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국내 보험업계에서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는 보험사는 총 5곳인데요. 유일한 디지털 생명보험사이자 업력이 가장 오래된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디지털 손해보험사 4곳이 있습니다.
이들은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했습니다.
디지털 보험사 5곳(교보라플·캐롯·카카오페이·하나·신한EZ)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88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말 2185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18%가량 줄었는데요. 여전히 적자 수렁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12년 동안 누적 적자만 2037억원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적자에 시달리는 디지털 보험사들은 유상증자로 인공호흡하며 버티는 중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국인 셈입니다.
[앵커]
경영이 악화하자 디지털을 포기하는 디지털 보험사도 있다고요?
[기자]
네. 수익성에 한계를 느낀 하나손보는 디지털 보험사의 정체성인 ‘비대면’을 내려놓고 대면 채널 강화에 나섰습니다.
하나손보는 그동안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장기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GA 채널을 강화하는 등 대면 영업을 확대했습니다.
하나손보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70.2%에서 46%로 낮추고 장기보험은 44%까지 확대하는 전략으로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하지만 하나손보는 디지털 보험사가 아닌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서 유효했던 전략입니다.
[앵커]
디지털 보험사들이 장기보험을 늘려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지만 비대면 영업 규제에 묶여 쉽지 않다고요?
[기자]
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업법상 대면 영업이 제한돼 있습니다.
보험업법상 디지털 보험사는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인터넷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보험사들은 비대면 채널에 의존해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장기보험과 같은 복잡한 보험 상품은 보험료가 비싸고 납입기간이 길다보니 비대면 영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디지털 보험사로 등록된 보험사들은 영업 제한에 묶여 적자 탈출 해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사와 전통 보험사는 보험 상품의 본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독창적인 상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현행 6개월에서 1년인 배타적사용권을 최대 3년까지 보장해 주는 등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험업계 개혁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디지털 보험사들은 논의에서 소외되며 출구 없는 적자 늪에 방치된 걸로 보이네요. 지금까지 김도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itsdoha.kim@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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