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0원' 2025년형 Y…테슬라 혐오 끝낼 수 있을까

경제·산업 입력 2025-04-09 07:00:07 수정 2025-04-09 07:00:07 진민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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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Y 지난 2일 출시…차량 보는데 대기 50분 걸려
흥행 요인 가장 강력하게 꼽힌 부분 ‘가격’…5299만 원부터
기능·성능면에서도 대폭 업그레이드…소비자 의견 반영해 개선
최대주행가능거리 476km 최고속도 201km/h…NCM 배터리 탑재
올 1분기 테슬라 판매량 33만6681대…전년比 13% 하락
전문가 “중국전기차 고급화 맞서고 한국 시장 점유율 확보 위해”

테슬라 신형 모델Y.[사진=테슬라]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안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테슬라가 작정하고 내놓지 않은 이상 이 가격은 진짜 말도 안되죠” (지난 29일 테슬라 신형 모델 Y 전시장에 다녀온 A씨)

지난 29일 경기 하남시 대형소핑몰 ‘스타필드’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는 오전 11시 개장전부터 약 200m의 줄이 형성됐다. 이날부터 전시된 신형모델 Y(프로젝트명 주니퍼)를 보기 위해서 수백명의 인파가 모여든 것. 대기시간은 평균 40~50분이 걸렸지만, 대기하는 동안 중간에 자리를 떠나는 관람객들은 거의 없었다.

지난 29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에 있는 테슬라 매장 앞에 인파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엑스]

◇ Y 주니퍼, 관심 몰린 이유는?

먼저 흥행요인으로 가장 강력하게 꼽힌 부분은 낮게 책정된 가격 때문이다. 테슬라 코리아에 따르면 신형 모델Y는 각 트림별 가격이 ▶후륜구동(RWD) 5299만원 ▶롱레인지 6314만원 ▶런치시리즈 7300만원으로 책정됐다. RWD 모델의 경우 국고·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 약 300만원 전망)을 받으면 4000만원 후반에도 구매할 수 있다.

2021년 2월 국내 출시된 구형 모델Y RWD모델이 5999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신형은 700만원 저렴해졌다. 현재 구형 모델Y는 순차적으로 가격을 내려 529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신형 모델Y를 이 가격에 맞춘 것이다. 통상 신차에 200만~300만원의 가격 인상이 반영되는 점, 최근 1460~1470원대를 오가는 고환율을 고려할 때 가격 인하 폭은 상당하다.

이에 한 자동차 커뮤니티 회원 B씨는 “가격도 구형보다 저렴해 졌는데 헤드룸 개선 등 업그레이드된 부분도 마음에 들어 진지하게 고민된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 Y가 이번에 부분변경되며 뒷좌석 머리공간(헤드룸) 개선된 모습.[사진=테슬라코리아]

실제 모델 Y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로 뒷좌석 머리공간(헤드룸)이 개선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만족을 얻고 있다. 기존 모델Y는 키 180㎝ 정도의 성인이 탈 경우 머리 일부분이 천장 구조물에 닿는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신형 모델은 이 단점을 개선했다.

또 기능면에서도 향상됐다. 기존에 출시됐던 모델3(하이랜드)는 스티어링 휠(운전대) 버튼을 통해 방향 지시등을 작동가능 했던 것에 비해 신형 모델Y는 레버 형태로 방향 지시등을 작동시킬 수 있게 됐다. 스티어링 휠 버튼 조작으로 방향지시등 작동이 어렵다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15.4인치 디스플레이 좌측 부분을 통해 차량 스스로 전진 또는 후진해야 할 상황을 파악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특히 시트 레버를 통해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는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이 장착된 것도 눈에 띈다.

성능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신형 모델 Y는 주행거리 476km에 ‘가속 부스트’ 론치모드를 적용할 경우 4.3초의 제로백을 기록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SUV나 세단 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대 가솔린 차 중 가장 빠른 차에 해당하는 제네시스 G70의 제로백이 4.7초임을 감안하면 소형 자동차에 3.3터보를 넣은 것과 동일한 성능을 보이는 것이다. 또 듀얼 모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탑재해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신형 모델Y 런치에디션과 롱레인지는 81.7㎾h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되며 국내 인증 최대주행가능거리는 476㎞, 최고속도 201km/h다. 62.1㎾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되는 후륜구동(RWD) 사양의 최대주행가능거리는 400㎞, 최고속도 201km/h다.

이에 테슬라코리아 측은 “미래지향적인 내·외장 디자인과 정숙성, 다양한 편의 사항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상품성 개선에 따른 큰 가격 인상 없이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이례적인 가격인하…이유는?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가격인하 폭을 선보이게 된 이유는 뭘까.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 비야디는 3000만원대 전기차 ‘아토3’를 내놨고,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지난달 28일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처럼 전기차 공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전액기준인 ‘5300만원 미만’을 충족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1분기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은 총 33만6681대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 동기(38만 7000대) 대비 13% 감소한 규모인 데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0만 4000대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지난 15일 런던 소재 테슬라 매장 앞에서 한 시위자가 “나치 차를 사지 말라”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나치식 인사를 한 점에 대한 반감 표현이다. [사진=EPA]

판매 감소는 프랑스(-41.1%), 스웨덴(-55.3%), 덴마크(-55.3%), 네덜란드(-49.7%), 노르웨이(-12.5%) 등 유럽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20일(현지 시각)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행사에서 머스크가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을 해 논란이 최고조로 달했고, 이로 일부 유럽도시에선 테슬라 차량에 방화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전기차 캠페인 단체 페어차지의 쿠엔틴 윌슨 설립자는 “잘나가던 자동차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추락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는 여타 글로벌 완성차 업체 판매량과 명확히 구분된다. 전기차 캐즘 현상에도 불구, BYD는 세계 최대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회사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BYD의 판매량은 427만대로 전년대비 41% 늘어 세계 최대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회사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 테슬라, Y주니퍼로 돌파구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학계 측은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전략으로 실적 부진을 딛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로 관측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Y주니퍼가 1만대이상 계약 된 것을 보면 테슬라가 Y주니퍼로 어느정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테슬라는 마니아 층이 확보된 상태에서 가격이 중요한 허들이었는데 가격부문에서 경쟁력이 확보되면 보급의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을 제시했다.

또 “최근 머스크에 대한 반감과 중국 전기차의 고급화 전략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인데 이와 달리 한국은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적고 아직 중국차가 국내시장에서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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