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KBO)빵 없어 못 판다"…팬심 자극하는 ‘야구 마케팅’
경제·산업
입력 2025-04-21 11:07:43
수정 2025-04-21 11:07:43
유여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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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케팅으로 '2030 여심' 사로잡기
KBO입은 빵·피자·음료수…띠부실 인기
편의점들, 특화 매장·PB 상품·카드 선봬
'야구 인기'에 긍정적 전망 내놓는 업계

[서울경제TV=유여온 인턴기자] KBO리그가 역대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2012 시즌 기록한 65경기를 넘어, 올해는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넘긴 것이다. 지난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역사를 쓴 ‘KBO리그’는 올해도 연일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직관 시즌을 타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식음료부터 포토카드, 휴대폰 케이스, 차량 디스플레이 등을 넘어 전용 굿즈를 판매하는 ‘KBO 스토어'까지 문을 열었다. 이러한 사업 전개의 속내에는 2030세대, 그 속에서도 특히 젊은 여성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자리한다. 그들이 현재 KBO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7월 열린 '올스타전' 티켓 구매자를 조사한 결과, 여성 관중은 무려 68.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1.2%인 남성 관객의 2배를 뛰어넘은 수치다. 20대 여성은 그 중에서도 39.6%를 기록하며 강력한 티켓파워를 보여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야구장이 더이상 '아저씨' 팬들의 전유물이 아닌, '젊은 여성'들의 참여의 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 2030 여성은 마케팅 시장의 주 타깃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높아 절대 놓칠 수 없는 고객층으로 꼽힌다. 다양한 업계가 야구 붐을 놓칠세라, 일제히 이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상품을 내놓는 이유다.

◇ 야구 마케팅으로 2030 여심 사로잡기
KBO에 따르면 30대 여성 팬층은 야구 응원용품에 평균 27만3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아이돌 '팬덤 문화'가 야구장으로 흘러들어 오면서 굿즈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덤 문화를 경험한 이들이 다른 소비층에 비해 상품 호응도가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야구장 룩'이 인기를 끌면서 패션 플랫폼의 야구 재킷, 야구 유니폼 등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 흐름과 같다. 지그재그 앱에선 '야구티셔츠' 검색량이 1년 전보다 15배 이상 급증하는 등 관련 관심도가 눈에 띄게 올랐다.
이러한 상승세를 타고 KBO는 지난해 국내 첫 ‘KBO 스토어’를 오픈했다. 문구·사무용품 기업 '오피스디포코리아'와 협업한 해당 매장에는 피칭존, 포토 부스 등도 마련됐다. 체험 인증샷을 남기고 SNS에 공유하는 것이 일상인 젊은 세대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문을 연 지 1년도 채 안됐지만, 휴무일을 없애고 영업일수를 늘릴 정도로 매달 방문객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들도 속속 KBO컬래버 기획을 출시하며 2030 공략에 나섰다. 식품업계가 대표적이다.
◇ KBO 입은 빵·피자·음료수…띠부실 인기
SPC삼립이 출시한 크보(KBO)빵은 출시 3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포켓몬빵’이나 ‘국진이빵’을 넘어선 역대급 기록으로 알려졌다. 성공 배경에는 '띠부실'의 존재가 있었다. 크보빵 안에는 9개 구단별 대표 선수와 마스코트가 그려진 띠부실이 담겼는데, 랜덤으로 기획돼 야구팬들의 구매 경쟁을 촉발시켰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띠부실을 가지기 위해 SNS, 중고 거래 플랫폼 게시판 상의 교환·판매 글이 쏟아졌다. 가히 아이돌 포토카드 시장을 방불케하는 인기였다.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자사 상품에 'KBO 각인'을 새기려는 업계 움직임은 활발히 이어졌다. 도미노피자는 KBO 10개 구단의 로고가 새겨진 피자 ‘썹자’를, 웅진식품은 '하늘보리 KBO 에디션‘을 출시했다.

◇ 편의점 업계, 특화 매장·PB 상품·카드 선봬
아예 매장 전체에 야구 컨셉을 입힌 곳도 있다. 바로 GS25다.
GS25는 한화이글스의 연고지, 대전에 한화이글스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화의 대표 컬러인 주황색으로 꾸며진 매장엔 마스코트 '수리' 조형물도 세워졌다. 편의점에서 구매를 하지 않아도 수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드는 인파가 늘어 접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U와 세븐일레븐도 각자의 협업 전략을 발빠르게 내놨다. CU는 연세유업과 두산 베어스가 컬래버한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을 단독 출시했다. 마스코트 '철웅이'가 그려진 패키지와 네이비색 빵 시트로 두산 베어스의 정체성을 강조해, 출시 첫날부터 CU 앱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은 '포토카드'로 한층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놨다. 140여명의 프로선수를 담은 'KBO 오피셜 콜렉션카드'는 출시 3일 만에 100만 팩 완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현상의 배경으로 2030 여성 팬층의 화력을 꼽았다. 포토카드가 기존 아이돌 시장에서 팬 활동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만큼 이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 야구 인기에 긍정적 전망 내놓는 업계
업계에서는 야구 팬덤을 타깃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야구 시장에 2030세대의 가시적 유입이 불붙기 시작한 '초기 단계'인데다가, 김도영, 이재현, 문동주 등 아이돌급 인기몰이를 하는 선수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KIA 김도영의 스페셜 유니폼은 약 7만장 판매고를 올리며 매출 100억 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삐끼삐끼 챌린지’를 탄생시킨 유명 치어리더들의 바이럴, 예능 '최강야구'의 인기 등 야구 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추세라, 야구 마케팅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구 붐'을 몰고온 2030세대의 화력이 언제까지 야구장에 머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yeo-on03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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