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정유4사 1분기 실적…영업익 두자리 수 이상 하락
정유부문 실적 하락에 '조용히 강한' 윤활유 사업 주목 받아
1분기 고꾸라진 정유사 전체 실적 뒷받침
데이터 센터 액침냉각유 등 '고급 윤활유' 중심 신 수요처 확대
[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중화학산업’. 중화학 분야 취재 3년차에 접어들며 비로소 ‘산업의 근간’인 중후장대 산업의 소중함과 매력을 확인했습니다. “휘발유부터 칫솔까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화학의 핫한 뉴스를 [김효진 기자의 heavy? heavy!] 에서 만나보세요. ‘무거운 산업’의 이야기를 문과 출신 기자가 ‘가볍고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SK엔무브의 윤활유 브랜드 ZIC. [사진=SK엔무브]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기름집’으로 불리던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하락이 겹친 탓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실적을 방어해준 사업 부문이 있습니다. 바로 윤활유 사업 부문인데요. 윤활유 사업 부문의 약진은 오래 전부터 계속 돼왔습니다. 이번 주 [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에서는 조용히 강한 윤활유 사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19 사태에 엄청난 영업이익을 거둬 ‘횡재세’를 물리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게 무색할 만큼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정유 4사의 1분기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거시적인 수급 상황과 그에 따른 싱가포르 정제마진 하락이 수익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과 산유국들의 증산에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졌고,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높았습니다.
1분기 싱가포르 정제마진 평균값은 배럴당 1.4딜러로,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제품을 팔때마다 손해를 몬다는 뜻입니다. 싱가로그 정제마진은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로 활용됩니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손익분기점 근처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어 정유 사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드러난 윤활유 사업 약진…“조용히 강하다” 1분기 정유사업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윤활유 사업의 약진이 드러났습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윤활 부문 영업이익은 1097억 원으로 전 사업영역 중 가장 높았습니다. SK이노베이션에서 윤활유 사업을 하고 있는 SK엔무브는 1분기 영업이익 1214억 원으로 도시가스사업을 하는 SKI E&S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높았습니다. GS칼텍스는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 916억원을 거뒀고, HD현대오일뱅크는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 461억 원으로 1분기 전체 실적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윤활유 사업은 꾸준히 잘 나가는 사업 중 하납니다. 지난해 정유사들의 윤활유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에쓰오일 5712억 원, SK엔무브 6867억 원, GS칼텍스 4845억 원, HD현대오일뱅크 1681억 원에 달합니다.
◇탄탄한 윤활유·윤활기유 사업 “액침냉각유 등 시장 확대” 윤활유 사업의 활황은 꾸준한 수요 확대 덕분입니다. 특히 윤활유의 기초원료인 윤활기유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활황에 접어들었는데요. 전쟁으로 디젤 수요가 늘어나면서 같은 공정을 사용하는 윤활기유의 생산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공급이 적어졌습니다. 공급은 줄어든 반면 수요처는 늘어나고 있는데요.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유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요처가 생겨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정유사들과 석유화학사들은 고급 윤활유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유럽에 윤활기유 판매 관련 신규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신규 법인 'S-OIL Europe B.V.'를 통해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들로부터 윤활기유를 구매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계획인데요. 유럽 윤활유 시장은 저품질 윤활기유 수요는 감소하고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럽 고급 윤활기유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SK엔무브는 고급 윤활기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급 엔진오일과 전기차용 윤활유, 액침냉각에 쓰이는 그룹3, 그룹 3+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습니다. /hyojeans@sedaily.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