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이민 120년'…"고달팠지만 정체성 지켰다"

[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우리 선조들이 하와이 땅으로 처음 이민 간 지 12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고국을 그리워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후손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김수빈 기자가 하와이 현지를 찾았습니다.
[기자]
울창한 대나무 숲 안에 여러 비석들이 보입니다.
비석 위에는 영어로 이름이 새겨져있지만, 명백한 한국인의 무덤입니다.
하와이 빅아일랜드 내 커피농장에 놓여진 정씨 할아버지의 비석.
정씨 할아버지의 후손들은 지난해 12월 한 하와이 대학교 교수가 쓴 한국 역사책에서 할아버지 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지난 5월 현지를 찾아 할아버지 무덤을 확인했고, 돌아가신지 70년 만에 생전에 마주하지 못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이처럼 커피농장 내 방치 되고 있는 한인 1세대 묘비를 보면,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했던 당시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한인 이민 1세대들이 하와이 땅을 처음 밟은 건 1903년 1월.
저렴한 노동력을 찾는 미국의 요청과 고종의 허가로, 1900년대 초반 7,500여 명의 한인 이민자가 하와이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들은 고국의 굶주림을 피해 낯선 땅으로 왔지만, 대부분이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에서 하루 69센트에서 70센트 가량을 받으며 고된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초기 이민자들은 하와이 곳곳에 학교를 설립해 국어 교육에 힘썼습니다.
뿐만 아니라 독자적으로 여러 단체를 설립해 한국문화를 알렸고, 더 나아가 독립운동에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백태웅 하와이대 법과대학 교수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하와이에 오신 한인 이민자들은 빨리 적응하고, 또 직접적인 계약의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 이후에는 다른 분야로 업종도 바꾸고 사회 진출을 많이 했어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후대가 정착할 수 있는 발판을 빠르게 마련한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
우리 이민사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수빈입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오늘 서울 종로서 5만명 연등행렬…27일까지 일대 교통 통제
- 풀하우스 OST 리메이크 뮤비, 모희서 ‘첫사랑 아이콘’으로 데뷔
- “골프 꿈나무 키워요”…석교상사, 주니어 골퍼 지원 확대
- 글로벌일자리창출협의회, 해남서 외국인불법체류자 선도 앞장
- 주말 첫날 전국 봄비…돌풍에 천둥·번개도
- 한국문화정보원, 디지털 신기술 ‘영상 크리에이터’ 모집
- '방문하기 좋은 국가유산 코스' 선정…4월 '왕가의 길' 눈길
- 택시요금 올라도 연말 서울 택시 이용 22%↑
- 오세훈 서울시장, ‘주말 도심 집회 안전대책회의’ 열어 대응계획 점검
- 경남도, 도내 지하차도 52곳 안전점검 실시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이변 없었던 민주당 호남경선...'어대명' 한 발 다가서
- 2더불어민주당 호남권 경선...이재명 88.69% 압승
- 3“도자기의 색, 이천의 빛” 이천도자기축제 개막
- 4모두를 위한 무장애 관광
- 530일 팡파르…'소리'로 세계를 열다
- 6이창용 "美中 관세협상 안되면 90일 유예 연장돼도 경제비용 커"
- 7대한노인회 남원시지회, 제28회 지회장기 노인게이트볼 대회 성료
- 8한국마사회, 승용마 번식 지원 사업…80두 규모 무상 지원
- 9김해공항~중앙아시아 하늘길 열린다…부산~타슈켄트 6월 취항
- 10"제29회 기장멸치축제 즐기러 오세요"…25~27일 대변항서 축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