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 합류에 두배 오른 CBI, 전환사채發 '물량 폭탄' 주의보

금융·증권 입력 2025-05-22 08:55:58 수정 2025-05-22 08:55:58 권용희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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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페이퍼컴퍼니…CB 매각 대상 '눈길'
총 1750만주 전환 가능…대규모 차익 발판 마련

CBI CI.[사진=CBI]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코스닥 상장사 CBI가 알짜 전환사채(CB) 매각을 예고했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동생 김화영 씨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해 대규모 물량 출회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여러 한계기업을 거친 CB 매입 주체의 이력이 눈에 띈다.

22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BI는 9, 11, 13회차 CB 매각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힛파크, 지브이비티2호조합, 젠테크놀러지투자조합(이하 젠테크), 베리터스에코티조합(이하 베리터스), 랑크 등이다. 매각 규모는 총 184억원 가량으로 잔금 예정일은 모두 오는 30일이다.
 
이런 가운데 CB를 사들이는 법인의 행방이 묘연하다. 13회차 CB를 사들인다고 밝힌 랑크라는 법인의 서울 강남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디자인 업체만이 존재했다. 이 업체 핵심 인물인 황기석 씨는 2018년까지 랑크 사내이사였다. 업체 관계자는 “랑크라는 법인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랑크의 서울 강남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다.[사진=서울경제TV]


랑크는 지난 2012년 설립된 법인으로 유철호 씨가 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 씨는 과거 율호 사내이사, 광무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아울러 이 법인 임원이었던 박정훈 씨는 재작년 국보(현재 상장폐지 절차 진행 중) 14회차 CB 대상자인 피제이에이치조합의 대표였다. 이 조합의 주요 출자자는 엑시온그룹(옛 아이에스이커머스) 등에서 활약했던 이헌 씨였고, 국보 14회차 CB의 다른 대상자는 광무 종속회사인 바른네트웍스였다.

또 다른 사내이사였던 이성우 씨는 지난해 프리엠스의 구주를 사들인다고 밝힌 바산1호조합의 대표였다. 이 조합 최대 출자자는 엑시온그룹으로 해당 계약은 잔금 미지급으로 해지됐다. 이 씨와 박씨는 현재 랑크에서 사임한 상태다.

이 밖에도 랑크는 지난해 코넥스 상장사 오건에코텍의 20억원 규모 8회차 CB 대상자였지만 납입은 이뤄지지 않았고, CB 발행은 철회됐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9회차 CB를 사들인다고 밝힌 힛파크라는 법인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힛파크는 지난 2019년 자본금 500만원에 설립된 법인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공유오피스에 이름만 올려놨을 뿐 실질적인 영업활동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힛파크의 서울 송파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영업활동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사진=서울경제TV]


이 법인 주요 인물인 이은석 씨는 과거 제넨바이오(현재 거래정지), 딥마인드, 한주에이알티에서 활약했다. 이 중 딥마인드, 한주에이알티에선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김병진 회장 측 법인과 함께 활동했다.

13회차 CB를 사들이는 조합의 핵심 주체도 한계기업에서 두루 등장했다. 베리터스의 최대 출자자인 다온3호투자조합은 지난해 CNH(현재 상장폐지 심사 중) 주식을 사들이려다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젠테크 주요 출자자 민경찬 씨도 지난 2022년 아우딘퓨쳐스 주식 200만주를 사들인다고 밝힌 인물이다.

문제는 대규모 차익 실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9, 11, 13회차 CB의 전환 가능 주식 수는 총 1750만주로, 20일 기준 총 발행 주식 수(5112만여주)의 34%에 달한다. 전환가는 모두 1000원이지만 CBI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1795원으로 이를 웃돈다. 특히 9회차 CB는 전환 청구 기간 종료일이 다음달 12일이어서 매각과 동시에 전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CBI 주가는 지난 4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동생 김화영 씨 측을 대상으로 하는 자금 조달 공시 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회사는 지난달 16일과 17일에 유증을 예고했지만, 이미 지난 15일에 20% 넘게 오른 상태였다.

4월 1일 종가 기준 746원을 기록하던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고 지난 13일 종가 기준 1985원을 형성하며 단기간에 2배 넘게 치솟았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8일 주가 급등을 이유로 CBI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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