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입김에 삼성전자 '휘청'…개미들 비명
연일 재뿌리는 외국계 IB에 출렁이는 한국 증시
맥쿼리 삼성전자 하향 전망에 5만 전자 터치
9월엔 SK하이닉스도 부정적인 보고서에 희생양 돼
외국계 IB 보고서 신뢰 바탕 위력 상당
우리 증시 기초 체력 부족 문제 때문

[서울경제TV=김보연기자]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낸 보고서 하나에 국내 주식시장이 휘청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만원대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맥쿼리가 ‘병약한 반도체 거인(Sickly Semicon Giant)’으로 평가하면서 종전 대비 반토막 난 목표주가를 제시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개장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5만9,900원까지 밀렸다. 장중 주가가 6만원을 밑돈 건 지난해 3월16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도 기존 수치 12만5,000원에서 약 50% 대폭 낮춘 6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5%도 채 되지 않는다.
D램 등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이 내림세로 전환한 가운데 전방산업 수요 위축은 실적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평가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 (삼성전자는)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을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외국계 IB 보고서에 따른 주가 충격은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달 15일에는 모건스탠리가 SK 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고 반도체 업종에 겨울을 전망하자 장중 한 때 11% 넘게 떨어졌다가 6.14% 급락 마감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는 12만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30% 빠진 가격이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려잡으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개별 종목이 아닌 우리 경제 전체가 외국계IB 보고서의 영향을 받은 적도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 모건스탠리의 ‘아시아를 떠나라’ 보고서와 홍콩 페레그린증권이 낸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나라’ 보고서로 달러 대출의 만기연장까지 막히면서 한국 경제는 결정타를 맞은 바 있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됐다.
매수 일색인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비해 매도 의견이나 부정적인 의견을 적지 않게 내는 외국계 IB 리포트에 대한 시장 신뢰는 높다. 국내 상장사들과 이해 관계가 적어 객관적인 분석에 따라 투자 의견을 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아울러 증권사 규모가 커 거래 고객이 많은 덕에 보고서 파급력도 높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우리 증시의 기초 체력이 허약하다는 방증이라는 것. 다소 편파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외국계 보고서 하나로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벌어지는 건 우리 증시 뿐이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네덜란드의 ASML 등 여러 반도체 관련 업체 목표가 역시 내렸지만 각국 타격은 크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조금의 움직임에도 반응이 크게 오는 게 체력이 약하다는 뜻"이라며 "우리도 G7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자본시장 측면에서 보면 개발도상국급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미국 등 선진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등 때마다 출렁임이 과하게 크다"고 지적했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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