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인천공항 면세점, ‘승자의 저주’ 피하는 지혜 발휘해야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승자의 저주’,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도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적자에 허덕인 면세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것을 업계에선 이렇게 부른다. 이를 증명하듯 면세점과 관련해 취재를 시작하며 면세점 홍보팀들은 하나같이 ‘승자의 저주’를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 매출 1조원짜리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를 두고 면세업계의 ‘쩐의전쟁’이 시작됐다. 면세점 빅3인 롯데와 신라, 신세계는 물론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입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이 걸려있는 만큼 기업 가치를 높이고자, 신라와 신세계는 기존 사업권을 지키고자, 현대는 시내면세점 확장과 함께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더불어 항공 사업을 시작하게 된 만큼 공항면세점과 시너지를 내고자 등 각 사의 명분은 충분하다.
이번 입찰을 두고 면세업계의 승자의 저주가 또 다시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손에 넣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나, 값비싼 임대료로 인해 오히려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그간 입찰 경쟁으로 인해 높은 임대료를 적어내 입찰에 성공을 해놓고도 적자에 허덕였던 기업들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 2018년 롯데의 경우 인천공항에 운영하던 3개 구역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입찰 경쟁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적어냈는데, 대내외적인 상황이 악화되면서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화와 두산은 수익 악화로 적자를 견디다 결국 면세사업을 접었다.
이렇게 면세점이 적자 사업이 된 것은 면세점의 사업성을 보고 수 많은 대기업들이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고, 여기에 결정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가 터지며 면세점의 주요 수익원인 단체 관광객이 대폭 줄고 이 자리를 보따리상들이 메꾸며 업계의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송객 수수료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되레 악화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면세점들은 여전히 인천공항 입찰에 뛰어들고 있다. 인천공항은 전 세계 면세점 중 1위 매출을 내는 곳이고 글로벌 면세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유명 브랜드 유치가 수월해지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려온 면세 사업.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지나 명성에 집착하기보다는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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