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고개 드는 ‘금리인하’…왜?

[앵커]
오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여지를 3년 만에 내비쳤습니다. 우리 반도체 경기도 여전히 좋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이 무기한 연장되는 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에 대해 배타적인 입장이었던 이주열 총재가 갑자기 온도차를 보이게 된 배경과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금융팀 고현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고 기자,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 대해 한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늘 오전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전개 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금통위 당시 금리인하 소수 의견이 나왔음에도 “소수의견은 소수의견일 뿐”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때와는 확연한 온도차이를 보였습니다.
[앵커]
12일만에 입장이 바뀌게 된 것이군요. 그런데 이 총재의 발언이 얼마 전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과 무척 닮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파월 의장의 지난 4일(현지시각) 시카고 연설 당시 “미중 무역분쟁이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미 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을 포함해 중국,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통화 완화 기조를 보이면서 한은도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해 내릴 수 있다, 이런 사인을 주게 되니까 한은 입장에서는 부동산 문제라든지,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있지만 자본유출 우려가 좀 떨어졌고…”
[앵커]
조만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던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운 원인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지표가 나빠서겠죠?
[기자]
네. 주요 경제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고, 또 어제 발표된 6월 수출실적 역시 반도체 부진 등으로 작년 12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오는 7월에 나오게 될 2분기 경제성장률 역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때문에 시장의 기대감과 한은이 계속해서 괴리를 보이는 것은 한은의 통화 정책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오히려 향후 시장에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 게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조병현 /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결국엔 성장률이라는 게 기업 입장에서 보게 되면 매출이 될 수가 있는 것이고, 금리라는 건 비용이 될 수 있잖아요. 자금조달을 해야 되니까. 그런데 (금리유지시) 매출은 그대로인데 비용만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환경이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돌고 있는 유동성의 규모 자체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까.”
[앵커]
한국은행의 입장이 바뀌게 된 데에 또다른 요인은 없나요?
[기자]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목표는 과한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과 고용 등 경기의 전반적인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 총 2가지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유가 인상 우려는 높지 않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요. 때문에 경기 상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인플레 부담 없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은이 실제로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되는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나요?
[기자]
일단 미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을 봐야 하기 때문에 3분기는 조금 이르고 4분기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올 3분기에 곧바로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조병현 /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2분기 GDP도 좋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정부는 또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태니까 전반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로 (금리 인하는) 8, 9월 정도로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당장 다음 주로 잡혀있는 미국의 연준 회의가 한국은행 금리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주 미 연준의 메시지가 한국은행이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결정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물가 안정이 최대 목표인 한국은행도 경기 둔화 우려를 명백히 밝히며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는데 국회는 당파 정쟁으로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통과는 나몰라라하고 있어 답답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고현정기자 go8382@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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