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번호이동 담합'으로 과징금 1140억원…"법적 대응 검토"
경제·산업
입력 2025-03-12 15:46:45
수정 2025-03-12 15:46:45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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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단통법 집행 따랐을 뿐"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이동통신 3사가 타사로부터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번호이동' 경쟁을 피하려 7년간 담합을 한 혐의로 총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은 한 사무실에서 매일 번호이동 순증감을 모니터링하며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현상 유지에 주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통 3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14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SK텔레콤 426억6200만원, KT 330억2900만원, LG유플러스 383억3400만원이다.
이들은 2015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상 신규가입자가 없어 포화상태인 시장 상황에서, 기존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번호이동 경쟁을 피하려 짬짜미를 벌인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경쟁이 격화하면 어느 누구도 가입자를 늘리지 못하고 각종 지원금 등 비용만 증가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수익을 증대하려는 합의 유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 무대는 이른바 '서초동 상황반'이었다. 이통 3사는 2014년 12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준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자, 자율규제를 하겠다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이 사무실을 차렸다.
3사 담당자들은 상황반에 매일 출근하면서 각 회사의 번호이동 상황, 판매장려금 수준 등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번호이동 가입자가 특정 사업자에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번호이동 조절 수단은 '판매장려금'이었다. 판매장려금이란 각 통신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돈으로, 일종의 리베이트처럼 번호이동 소비자에게 지급됐다. 이 액수가 높은 곳에 번호이동 소비자가 몰린다는 점을 이용해 번호이동 순증감이 한 회사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18시경 트렌드가 LG쪽에 안 좋게 나올 경우 SKT와 KT가 차감 정책 시행하기로 구두 약속', '3사 합의를 통해 추가 정책 시행' 등 KAIT 내부 문건에서 나타난 언급을 보면 3사가 번호이동 순증감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조절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KT 번호이동이 순증하자, KT 담당자는 SK텔레콤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고, 그 다음날 판매장려금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는 내부 문건도 나왔다.
상황반에서 함께 있었던 KAIT 담당자가 3사간 '상호 순증감 조약'이 존재하며, 암묵적인 짬짜미가 장기간 이뤄졌다는 점을 부하 직원에게 설명하는 대화 내용도 발견됐다.
공정위는 이같은 담합의 결과, 2014년 3000여 건이었던 일평균 번호이동 순증감 변동폭이 2016년 이후에는 200여 건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3사간 일평균 번호이동 총건수는 2014년 2만8872건에서 2022년 7210건으로 75.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가 다른 이통사로 이동할 경우에 받게 되는 금전적인, 비금전적인 혜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며 "7년여간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담합을 적발해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가계 통신비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통 3사는 담합 자체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은 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통법 집행에 따라 담합은 없었다"며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는대로 법적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도 "제재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방통위의 단통법 집행에 따랐을 뿐 타사와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담합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같은 결과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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